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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신화’를 넘어, 육아의 본질을 다시 묻다. 2026-05-04
작성자 서울센터 조회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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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신화’를 넘어, 육아의 본질을 다시 묻다.

황옥경 소장(육아정책연구소)

‘육아 신화’의 부작용

충분히 좋은 부모 역할이란 무엇일까? 아울러, 자녀가 잘 자란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육아는 아이가 태어나기 훨씬 이전, 때로는 임신 이전부터 준비된다고 알려져 있다. 육아는 부모 자신의 성장과정에서 형성된 경험과 가치관, 그리고 양육에 대한 생각, 기대 및 목표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다. 아울러, 사회와 주변의 기대도 육아에 영향을 미친다.

대부분의 부모는 ‘좋은 부모’가 되고자 한다. 이에 따라 요즘 부모들은 자녀 양육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찾고, 교육을 받거나, 때로는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그러나 부모가 접하는 정보의 상당수는 ‘무엇이 발달에 좋다.’, ‘언제부터 시작해야 한다.’ ‘무엇은 반드시 해야 한다.’와 같은 일종의 ‘육아 신화’에 해당한다. 여기서 말하는 육아 신화란 아이의 성취를 이루려면 특정 시기에 무엇을 해야 한다는 식의 획일적이고 과장된 양육 기준을 말한다.

이러한 신화는 역량 있는 자녀로 키우고자 하는 부모의 기대를 자극하고, 양육에 대한 불안을 더욱 키운다. 그 결과 부모는 지나치게 이른 시기부터 많은 것을 하도록 요구하는 부모가 되고, 육아 선택의 매 순간에 조급함이 개입하게 된다. 어느새 좋은 부모가 되고자 하는 바람은 자녀의 성취를 앞세우는 욕망으로 바뀌기도 한다.

특히 ‘더 빠르게’, ‘더 효율적으로’라는 기준에 집중할수록 부모의 개입은 증가하고, 자녀가 스스로 선택하고 경험할 기회는 줄어든다. 이 경우 아이는 자신이 누구인지 탐색할 기회를 충분히 갖지 못하게 된다. 이후 성장 과정에서 자기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한 불안과 혼란을 경험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자신이 진실이라고 믿고 있는 것과 상반된 상황에서 큰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충분히 좋은 부모역할이란

‘충분히 좋은 부모’란 어린 자녀가 자신이 누구인지를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다. 이는 자녀를 독립된 하나의 존재론적 인격체로 이해하고, 그에 기반하여 관계를 맺고 상호작용하는 데서 출발한다. 결국 부모 역할은 자녀가 ‘자아’를 탐색하고 발달시켜 나갈 수 있도록 안내하고 지지하는 것이다.

부모는 자녀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무엇을 잘 하는지, 무엇을 할 때 어려워하는지를 일상 속에서 스스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육아의 본질이다.

자아 탐색의 과정에서 부모는 자녀에게 자연과 사람, 그리고 우리가 사는 사회의 속성을 있는 그대로 왜곡 없이 소개해야 한다. 세상을 지나치게 긍정적으로만 설명하거나, 반대로 부정적으로만 강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아이가 세상의 여러 측면을 균형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는 사랑스럽고, 친절하며, 긍정적인 사람들만 존재하는 세상으로 보게 하려는 강박적인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세상의 어두운 면을 드러내지 못하면 결국 문제가 된다. 이 과정에서 부모는 아이의 감정을 읽어 주고, 자녀가 자신의 내면을 인식하도록 도와야 한다.

더 나아가, 부모는 자녀가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며, 그 결과에 책임을 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는 아이의 요구를 무조건 수용하라는 의미도, 반대로 과도하게 제한하라는 뜻도 아니다. 원하는 모든 것을 들어주는 ‘응석받이’로 키우라는 의미가 아니다. 어린 시절에 누려야 할 당연한 특권을 엄격히 제한하라는 뜻도 아니다. 명확한 규칙과 적절한 경계를 통해 아이가 사회적 맥락 속에서 자신을 조절하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무리 어린 유아라도 선택과 책임에 대한 욕구를 지니고 있다. 책임을 경험하는 과정은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며, 아이에게 의미 있는 성취감을 제공한다. 이러한 경험이 축적될 때, 대부분의 아이들이 영유아기에 자신이 세상의 중심에 있는 듯한 강렬한 감정을 경험하더라도, 아이는 성장과정에서 자신이 중심이 아닌 상황을 견딜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된다.

부모의 일상적 선택이 자녀의 어린 시절이 된다.

부모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자녀가 자신의 존재를 자유롭게 표현하고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안전한 장소를 제공하는 것이다, 동시에 실망과 불확실성을 경험하고 이를 견뎌낼 수 있도록 돕는 것도 필요하다. 어린 시절에 충분한 안정감을 형성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공감과 위로를 전달하는 능력이 원활히 발달하기 어렵다. 따라서 부모는 자녀에게 ‘마음의 힘’을 길러 주어야 한다.

이런 부모 아래에서 성장한 아이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지 않으면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정서적으로 성공한 사람’이 될 것이다. 결국 부모의 일상적 선택이 자녀의 어린 시절을 형성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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