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노출, "4가지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중단하세요.
최은정 과장(성남시 의료원, 재활의학과)
영유아 미디어 시청은 우리 부모님들의 주된 관심사로 코로나 19시대를 지나오면서 미취학 시기 뿐만 아니라 학령기, 청소년기 아동들의 미디어 시청 및 중독은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었습니다. 이에 영유아시기부터 올바른 미디어 시청가이드가 필요합니다.
언제부터 미디어 노출을 시작할지, 어떤 컨텐츠를 선택할지, 하루에 몇시간 정도 노출할지에 대한 의견은 전문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너무 어린 시기에 장시간의 미디어 노출은 분명 아이들의 발달에 나쁜 영향을 줄수 있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진료실에서 미디어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부모님들에게는 아이에게 아래 “4가지 증상”이 나타나면 미디어를 줄이기 보다는 과감히 중단하여 아이의 머릿속의 미디어 잔상을 최대한 지우라고 강조합니다.
1. 또래보다 언어발달이 느릴 때
발달정밀검사에서 또래보다 표현언어 지연이 6개월 이상이거나, 표현언어가 괜찮더라도 타인과의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아동은 미디어 시작시기, 노출시간을 확인해 봐야 합니다.
장시간 미디어에 노출되면 타인과의 상호작용 시간이 감소하게 되고 직접적인 대화를 통한 능동적인 집중력이 아니라 수동적인 집중력에 치우치게 되어 언어발달의 기회가 그만큼 줄어들 수 있습니다.
2.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미디어를 찾을 때
미디어에 장시간 노출된 아동, 특히 수면전에 미디어에 장시간 노출되면 수면중 영상물의 자극이 기억에 저장되어 아침에 눈뜨자 마자 미디어가 생각날 수 있습니다.
영유아 시기 아이들은 생각나는 것이 있으면 바로 욕구를 채우려고 하는 특징이 있는데 아침부터 미디어 보는 것을 거부당하면 아이가 마음이 상하고 부모님 마음도 상한채 하루를 시작할수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미디어를 보기 위해 떼를 쓴다면 미디어에 과몰입 되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과감히 중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3. 미디어 보상이 있을때만 일상생활이 가능해질 때
식사하기, 카시트 타기, 양치하기 등의 일상생활을 미디어 보상과 함께 하고 있지는 않는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말이 안통하거나 통제가 어려울 때 미디어를 보여주는 것도 문제가 되지만, 아이가 조금만 칭얼되거나 밥을 잘 안먹으면 “밥 잘먹고 나면 TV 보여줄게”, “이거 잘하면 TV 보여줄게” 등의 보상으로 미디어를 보여주게 될때 아이들의 일상생활은 너무 당연한 일들도 보상 없이 해나가기 어려워지고 훈육이 점점 어려워질수 있게 됩니다.
4. 엄마 아빠와 노는것보다, 놀이터보다 미디어가 더 재밌을 때
영유아 시기에는 놀이를 통해 타인과의 소통을 배우는 시기인데 미디어에 빠지다 보면 타인과의 소통보다는 수동적인 미디어에 익숙해질수 있습니다.
이것은 팝콘 브레인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팝콘 브레인은 팝콘이 튀어 오르는 것처럼 즉각적인 것에만 반응하고 깊이 생각하지 않는 뇌의 상태를 말하는데, 미디어의 새로운자극, 강한 자극에 너무 익숙해지면 일생생활에 흥미를 느끼기 어려울수 있기 때문에 4가지 증상 중 가장 위험한 신호입니다.
미디어를 완전히 중단한후 언제 다시 시작할수 있나요 ?
미디어 없이도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없을 때, 위의 4가지 증상들이 없어지게 되면 미디어를 30분 정도로 다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미디어를 완전히 중단후에는 30분 정도만 보여줘도 아이들은 만족하기 때문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미디어 몰입 증상들이 나타나기 전에 올바르게 미디어를 조절할수 있도록 다음과 같은 기준을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1. 아이들 주변에 TV, 휴대폰, 태블릿 PC 가 눈에 자주 보이고 가족 구성원중에 누군가 미디어를 자주 보고 있다면 아이들도 당연히 보고 싶을수 있습니다. 일단 부모님부터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동안에는 급한 전화나 문자 용도 외에는 최대한 안보시는게 좋습니다.
2. 뇌발달을 고려할 때 만 3세 이후로 최대한 미루는 것이 좋습니다.
만 3세까지 뇌발달의 80%가 이루어 지기 때문에 아이의 양육 환경이 뇌발달에 미치는 영향이 큽니다. 또한 만 3세 이전에 자기조절력을 배우기 시작하므로 만3세 이후로 자기조절력이 어느정도 생기고 부모님의 말과 뜻을 잘 이해할때 노출을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3. 핸드폰(유튜브), TV처럼 아이들이 조작하기 쉬운 전자기기 보다는 DVD처럼 20분, 30분씩
이야기(episode)가 나누어져 있고 아이들 스스로 작동이 어려워서 매번 부모님이 조작해 줘야 하는 전자 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4. 미디어 보상이 아닌 미디어 보는 시간을 따로 마련해 둘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주말에만 보기, 평일에는 저녁식사후에 30분~1시간 보기 등입니다. 아이가 수를 읽기 시작할 때 부터는 “시계 바늘을 통해서 1~6될때까지만 볼수 있어~!” 라고 정해둘수 있습니다. 또 한번에 1시간을 연속으로 보여주기 보다는 30분 단위로 2번 보여주는 것이 과몰입을 방지하기 위한 방법입니다.
5. 미디어를 노출하기 전에 자극적이지 않은지, 발달에 도움이 될지를 부모님이 먼저 컨텐츠를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DVD 기기 사용을 권장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