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의 사회성은 배우고 경험해야 키워진다.
김영훈 교수(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비록 아이들의 사회적 세계의 중심은 가족이지만 영아는 가정 밖에 있는 사람 특히 자신의 크기와 같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나타낸다. 태어난 첫날부터 신생아실에서 조용히 아기침대에 누워있던 신생아는 다른 신생아가 우는 소리를 듣고 울기 시작한다. 이와 같은 선천적인 동정적 괴로움 반응(inborn empathic distress response)"은 출생 후 18시간 만에 나타난다. 아기들은 다른 영아들의 실제 울음소리나 녹음된 울음소리에만 반응하며 울지, 자신의 울음이나 침팬지의 울음소리, 더 큰 아이의 울음을 녹음한 소리에는 반응하여 울지 않는다.
생후 첫 몇달동안 아기들은 다른 아기들에게 매우 흥미를 가지며 엄마에게 반응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반응한다. 즉 아기들은 쳐다보고 미소 짓고 목울림 소리를 낸다. 생후 6개월부터 12개월까지는 어른이나 장난감으로 인해 주의가 분산되지 않는 한 다른 아기에게 점차 더 많이 미소 짓고 접촉하며 옹알이를 한다. 그러나 12개월가량 되었을 때는 행동목록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이 걷기의 학습과 사물조작이므로 그들은 장난감에 관심을 더 기울이고 사람에게는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24개월에 아이들은 잠시 사교적이 되며 그들 관계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10개월 된 아기는 다른 아기에게 장난감을 줄 때 그 아기가 돌아앉아 있는지 아닌지에 대해선 관심이 없다. 그러나 24개월 아이는 장난감을 언제 주면 가장 잘 받을 수 있는지 알고 있고, 다른 아이의 교섭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를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감과 인간관계를 담당하는 신경회로는 아이들마다 다르다. 뇌 안의 신경회로가 부족하여 또래 아이들과 관계를 갖는 것을 어려워하는 아이도 있다. 이렇게 사회성 발달에 문제가 있는 아이라면 인간관계란 무엇인지 배우고 그에 따르는 책임을 수행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첫째, 자신감을 키우자. 아이들은 자존감이 부족하거나 의존적인 성향이 있을 때 친구를 잘 사귀지 못한다. 자신감이 없는 아이에게 호감이 생기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평소에 아이가 자존감을 갖고 의존적이지 않도록 하자.
둘째, 스스로 선택하게 하자. 장난감이나 옷을 스스로 고르게 하고, 아이가 읽을 책은 스스로 꺼내오게 하고, 무슨 놀이를 할 것인지 스스로 선택하게 하자. 그러다 보면 자신에 대한 믿음이 생기고 자신감이나 자존감으로 이어진다.
셋째, 사회적 기술과 놀이를 가르치자. 남의 말을 경청하거나 타협하는 기술을 그림처럼 자세히 설명해주자. 예를 들어 한 장난감을 서로 가지고 놀고 싶어 하면 각각 시간을 정해서 번갈아 가지고 놀도록 하거나, 순서를 지키는 것을 가르쳐주자.
넷째, 또래 아이들과 사귈 시간을 주자. 평소 유치원, 학원이나 문화센터 프로그램, 가족간의 스케줄로 인해 시간이 빡빡하게 돌아갈 경우에도 또래 아이들과 사귀기가 힘들다. 의도적으로라도 또래 아이들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마련해주자.
다섯째, 한두 명의 친구부터 시작하자. 아이 중에는 늘 혼자 놀고 혼자 행동하기 때문에 이러다가 외톨이가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이럴 때 부모가 억지로 여러 명의 친구를 만들어주기보다는 한두 명의 아이와 놀게 하자.
여섯째, 자기주도적으로 친구를 사귀게 하자. 매번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라고 잔소리를 하면 아이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의존적으로 될 수밖에 없다. 아이가 호감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을 알아내 스스로 선택하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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