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안정된 정서와 일관성 있는 양육태도가 곧 자녀 사랑이다.
박경은 박사(가득이심리상담센터)
어느 누구 할 것 없이 부모로서 미리 살아본 ‘부모’는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낳았을 때 나름대로 현실적 양육보다는 추상적인 부모 역할을 기대하며 살아갑니다. 또한 자신이 부모로부터 받지 못한 사랑을 아이에게 주려고 애씁니다. 한가지 예로, 돈에 대해 결핍을 많이 느낀 부모라면 아이에게 넘치도록 고가의 장난감과 옷 등을 제공하거나 반대로 구두쇠가 되는 형태를 보이기도 합니다.
부모는 어릴 때부터 아이에게 솔직함을 가르치기 위해서 이솝 우화 중 하나인 ‘양치기 소년’의 이야기를 수시로 해줍니다. 그리고 거짓말을 했을 때는 양치기 소년의 이야기를 또 거듭해줍니다. “거짓말은 나쁜 거야. 잘못을 했어도 솔직하게 말해야 용서를 받을 수가 있어.”를 입이 마르도록 말을 합니다. 그래서 교육이 아닌 잔소리가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만큼 솔직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덕목입니다. 특히 부모 중에는 ‘거짓말을 절대 해서는 안 된다’라는 생각이 강박적으로 뿌리 깊은 사람이 있습니다. 이 말은 부모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을 아이에게 강제적으로 억압시킬 수 있고, 강박적으로 키울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요즘 부모들의 특성을 살펴보면, 자신의 아이를 완벽하게 책임져야 한다는 압박감과 자녀양육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은 편입니다. 즉 물질만능주의를 꿈꿀 정도로 아이에게 과하게 풍족함을 제공합니다. 넘치는 먹거리와 각종 학용품을 비롯하여 잦은 가족여행 등 과거에 비해서 풍족한 반면에, 정서적으로는 주관적 빈곤함을 느낍니다. 이렇듯 부모는 자신의 결핍된 부분을 채우고자 자녀에게 최선을 다하게 됩니다. 한편, 가족들이 모이는 자리에서도 각자 휴대폰을 보는 시간이 길어지고, 함께 얼굴을 마주하는 시간이 점점 적어지면서 심리적으로 외로움과 허탈감을 수시로 경험합니다. 지금 현실에서 자녀양육에 관해 부모에게 요구되는 역할은 심리적, 정서적 부분까지 폭넓어지고 있습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갖는 책임감과 의무는 더 가중되며 양육의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 실정입니다. 그 이유는 과한 인격적 존중과 과잉보호에 그 답이 있습니다.
부모에게 물었습니다. “어떤 아이로 키우고 싶으세요?” 그러자, “공부를 잘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주변 아이들이 다니는 학원을 모두 보내고 싶어합니다. 하물며 더 질 높은 교육을 받게 합니다. 사실상 질 높은 교육은 따뜻한 엄마의 눈빛만큼 더한 것은 없습니다. 이렇게 자녀양육에 너무 열심인 부모들은 아이가 스스로 선택하고, 선택한 것에 대해 책임감을 가질 기회를 뺏고 있습니다. 즉 부모가 자녀에게 무엇을 주고 있는지를 지혜롭게 바라보는 힘이 약하기 때문입니다. 부모는 자존감이 높은 아이들로 키우고 싶다고 말하면서 오히려 아이의 자율성을 박탈하고, 아이답게 성장하지 못하게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즉, 부모는 아이를 부모 뜻대로 키우고 싶은 것은 아닌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자녀를 양육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정서입니다. 불안이 높은 부모라면 아이 또한 불안 정서를 형성하게 됩니다. 부모 자신의 불안 정서를 점검하고 싶다면, 아이에게 잔소리를 많이 하고 있는지 또는 아이의 모든 행동에 간섭하고 있는지를 보면 부모의 불안정도를 알 수 있습니다.
부모가 아이의 자율성을 살려주고 능동적인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일관성 있는 양육태도가 중요합니다.
아이는 부모가 일관성이 없으면 두려워하며 눈치 보는 삶을 살아갑니다. 그런 심적 혼란 속에서 비합리적인 신념을 형성해 버립니다. 일관성 있는 양육태도에는 ① 정한 규칙은 그대로 지키기, ② 단점보다 강점에 초점을 맞춰서 칭찬해 주기, ③ 끊임없는 사랑과 지지를 해주기, ④ 자녀에 대한 믿음을 항상 보여주기, ⑤ 이중 언어를 사용하지 않기, ⑥ 과도한 반응과 친절 피하기, ⑦ 동일한 반응을 보이기, ⑧ 부모도 잘못했으면 자녀에게 사과하기 등이 있습니다.
부모가 아이를 어떻게 양육했느냐에 따라 아이의 모든 행동은 부모의 양육태도에 대한 결과를 대변합니다. 이 말에 가슴이 철렁하시죠? 그렇다고 자책하거나 죄책감을 갖지 마십시오. 충분히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은 맞습니다. 만약, 과잉된 양육을 했거나 한쪽으로 치우친 양육을 했다면 지금부터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모든 부모가 자녀를 잘 키우고 싶어서 최선을 다하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아이는 부모의 얼굴’이며, 자녀의 인성까지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부모의 안정된 정서와 일관성 있는 태도가 곧 자녀 사랑임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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