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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중 순간적인 분노에서 벗어나기
작성자 서울센터 조회 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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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2-08-31 수정일 2022-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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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중 순간적인 분노에서 벗어나기


조성우 원장(같은마음정신건강의학과의원)



아동학대라고 한다면 어린이집이나 교사를 떠올리기 쉽지만, 안타깝게도 아동학대의 80%는 가정내에서 일어난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얼마전에도 초등학생 남매를 상습학대한 아버지에게 5년의 징역이 구형된 사건이 언론에 보도됐습니다. 그리고 코로나 이후 가정내 아동학대가 2.9배 증가했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아동학대 사건엔 폭발적 댓글이 달리고 대부분 그 부모들을 비난하는 어떻게 자기 자식을 저렇게 하냐, 짐승만도 못하다이런 내용이 줄지어 달리게 됩니다. 그럼에도 아동학대는 줄어들지 않고 매년 반복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요?

제가 소아정신과를 전공하면서도 아이를 키우지 않았을 때, 아이를 키우는 것에 일종의 환상이 있었습니다. 내가 이렇게 하면 아이도 웃어주면서 좋은 반응을 보여주겠지? 라는 그런 일종의 환상입니다. 하지만 소아정신과 의사로 일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그리고 내 아이를 직접 키우면서, 아이를 키우는 것은 교과서와는 너무도 다른 현실이라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현실에서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내가 정말 아이에게 제대로 해주고 있는 것이 맞을까?’, ‘내가 이렇게 하는게 아이에게 트라우마를 주는 것 아닐까?’ 라며 스스로 자신감이 떨어지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정신의학에서 트라우마라는 것은 한 개인이 죽음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부상을 당하거나, 위협을 받는 것, 성폭력을 경험하거나 위협을 받는 것, 그리고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에게 이러한 심각한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목격하는 것 이라고 정의합니다. 이러한 정의에 따르면 정말 심각한 수준의 폭력이나 성폭력만이 트라우마나 학대에 해당하는 수준일 것입니다. 하지만 진료실에서 만나는 아이들이나 환자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생명이 위협 받는 수준이 아니더라도 신체적인 폭력, 부모의 몸싸움이나 구타당하는 것을 보거나 하는 경우도 많으며, 좀 더 나아가서는 부부싸움을 목격하거나, 형제/자매가 심하게 구타당하는 것을 목격하거나, 언어적 위협이나 폭력, 방임 등의 여러 가지 방식의 폭력에 노출됐던 경험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이러한 부정적인 사건들을 폭넓게 아동기 부정적 경험(childhood adverse experiecnes)’라고 합니다. 짐작할 수 있듯이 이러한 트라우마 경험은 1회성에 그치지 않고 여러 가지 종류의 트라우마를 함께 경험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그리고 이런 트라우마는 일생에 걸쳐 광범위한 영향을 줍니다.


트라우마는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

아동기 초기부터 이런 트라우마에 노출되면 신경발달을 저해하여 인지발달의 저하, 정서-사회발달의 저하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정신적으로는 불면, 우울, 불안, 짜증, 분노, 자기비난, 죄책감, 건강염려, 분리불안, 알코올 의존, 물질 의존 등 굉장히 심한 후유증을 남깁니다. 신체적으로도 음주, 흡연, 약물남용, 잘못된 성생활, 신체활동의 저하 등의 잘못된 건강습관을 갖게 되고 이로 인해 당뇨, , 간질환, 심장질환 등으로 인해 수명까지 단축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트라우마는 반복된다.

트라우마를 주게 되는 것은 전적으로 부모의 인성의 문제일까요? 아닙니다. 이것은 결코 개개인의 인성의 문제는 아닙니다. 이것은 세대를 걸쳐 학습되고 반복하여 대물림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릴때 반복적인 폭력에 노출된 경험이 있는 사람은 어른이 되어서도 자신의 자녀를 같은 방식으로 양육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혹은 좋지 않은 배우자를 만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어릴 때 피해자였던 사람은 성인이 되어서도 피해자가 되기도 하고, 또 가해자가 되기도 하는 복잡한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하지만 이 고리를 끊는 것은 바로 우리 부모들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어떻게 해야할까요?


자신의 과거가 아이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기

이러한 고리를 끊는 첫걸음은 부모 자신의 과거의 기억과 트라우마가 현재의 자신의 감정과 행동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아동기에 학대나 방임을 받은 경험이 있는 부모는, 자신의 아이가 울거나 보챌 때, 아이가 나에게 요구하는 것이 너무 많고 이기적으로 느껴져 아이에게 화가 나게 될 수 있습니다. 자신의 부모에게 비난을 받으며 자란 부모는 아이의 울음소리와 아이의 칭얼거림이 자신을 탓하는 것처럼 느낄 수도 있습니다. 억압적인 부모 밑에서 자란 경우, 아이의 무리한 요구를 절제시키지 못하면서도 아이에게 속으로 분노를 느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자신의 해결되지 못한 마음의 숙제가 자신의 아이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인정해야 합니다.


순간적인 분노에서 벗어나기

나의 과거가, 내 감정이 아이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을 인지한 후에는 그 감정을 조절하기 위한 연습이 필요합니다. 특히 순간적 분노와 화는 아이에게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화가 많이 나는 상황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복식호흡입니다. 의식적으로 길고 깊게 숨을 쉬는 것인데 의식적으로 몸의 힘을 빼고, 가슴이 아닌 배로 호흡을 깊게 들이마시고, 내쉬는 호흡을 실행하는 것입니다. 배가 빵빵 해질 때까지 3초 정도 들이마시고, 다시 천천히 4-5초 정도를 내쉬는 호흡을 합니다. 이러한 복식호흡은 평소부터 연습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신은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수 있지만, 부모는 아이를 키우면서 늘 항상 긴장하고 조마조마한 상태를 유지하기 쉽습니다. 평소 복식호흡을 연습해두면 긴장의 수준이 낮아지고 화가 났을때도 더 쉽게 복식호흡을 하며 이완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화가 가라앉지 않을 때는 현재 힘든 공간을 벗어나 잠시 바람을 쐬고 오거나, 자신이 편안하게 생각하는 장소에서 잠시 머무르는 방법도 있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돌아보고 적절하게 표현하기

강렬한 감정이 조금 지나갔다면, 자신이 무엇에 화가 났는지를 생각해 봐야합니다. 자신이 화난 이유가 정말 아이의 행동 그 자체였는지, 아니면 아이의 행동에 대해 내 감정과 해석이 섞여 있는지를 고민해 봐야 합니다. 그리고 그 행동이 정말 화난 이유를 생각하다보면 그렇게 화낼 일이 아니라는 것도 함께 깨닫게 됩니다. 또 화난 이유를 생각하다보면 감정풀이가 아닌 문제 상황에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화가 많이 난 상태에서는 무조건적인 비난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고 상대가 이를 수긍하기는 어렵습니다. 자신의 분노를 표출하는 것이 아닌 원인이 되는 행동이나 문제만 지적하게 되면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문제 해결에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무조건 화를 참는 것은 우리의 목표가 아닙니다. 오히려 부정적 감정을 좋은 방식으로 전달하는 것이 더 중요한 목표입니다.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고 여러사람과의 연결을 유지하기

아이를 키우는 일은 희생의 연속입니다. 아이가 어릴때는 부모도 잠을 제대로 못자고, 식사도 제대로 먹기 힘들고, 화장실도 제대로 못가는 때도 있습니다. 아이가 조금 컸다고 해서 희생이 없어지지 않습니다. 다칠까봐 걱정하고, 싸울까봐 걱정합니다. 선생님에게 혼날까봐 걱정하며, 부족한게 있지 않을지 언제나 노심초사하며 챙겨주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다보면 부모 자신의 건강이 뒷전으로 밀려나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몸과 마음은 연결되어 있어 몸이 아프면 마음이 우울하고, 우울증이 생기면 몸 여기저기가 아픈 것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부모 자신의 신체적 건강을 위해 시간을 따로 내서 운동이나 휴식시간,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심리적인 건강을 챙기기 위해서는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을 만들어 둬야 합니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고립된 상황, 독박육아 상황이 지속되면 신체적, 심리적으로 소진되기 쉬우며 아이에게 화를 내게 되거나,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할 수 있습니다. 배우자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원가족에게도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주변에 육아를 같이 하는 친구, 동네 이웃, 관공서 직원 등 여러 사람과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고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여기 글을 올린 육아지원센터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여러 사람과 여러 기관에 도움을 요청하고 감정적 지지를 통해 육아의 힘든 고비를 넘어가보길 바랍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

보호자 자신이 정신과적 어려움이 있는지 점검해보시길 바랍니다. 여성의 경우 높은 비율로 임신 중이나 출산 후 우울증이 시작됩니다. 가장 뚜렷한 증상은 불면과 불안, 우울감입니다. 산후 우울증은 아이를 돌보지 못하는 정도가 아니라, 심하면 동반 자살로 이어지기 때문에 배우자의 인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게 심하지 않다고 해도 심한 감정기복, 불안, 초조, 불면, 우울, 집중력 결핍, 무기력 등의 증상은 우울증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입니다. 남성이라고 해서 정신과적 문제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닙니다. 아버지 역시 우울증에 걸릴 수 있고, 이를 음주와 같은 잘못된 방식으로 해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습관성 음주가 지속되면 자신의 건강을 해칠 뿐 아니라 가족 갈등이 심각해지고 심하면 폭력, 학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부모 모두 어린시절부터 가지고 있던 정신과적 어려움도 있을 수 있습니다. 너무 오래된 정서적 문제는 자신도 인지하지 못하거나 그 안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면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상담을 받아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어떠한 부모도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그저 보통의 충분히 괜찮은 정도의 부모이면 됩니다. 자신의 어려움을 알고 그에 맞게 대처한다면 더 괜찮은 부모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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